누구든지, 이미 경험이 있더라도 외국을 가는 것은 흥미롭고 가슴이 벅 차는 일이다.
나는 외국을 다녀본 적이 여러 번 있지만 갈 때마다 새롭고 어떤 일을 경험하게 될지 항상 긴장되며 설렌다. IFYE 프로그램을 통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환경을 통해 생각을 더욱 깊고 넓게 하고 싶었다. 특히 어떤 단체를 대표하여 외국에 가는 것은 부담 될 수도 있지만 흔치 않은 기회이고 이번 기회를 꼭 잡고 싶은 나의 소망이 있었다.
나는 농사를 짓고 있는 중이라 외국의 농업에도 관심이 평소에도 많다 보니 좋은 기회가 되었다. 사실 이번 독일을 가기 전부터 나의 계획에는 차질이 있었다. 한국에서의 일정과 맞지 않아 IFYE 활동 기간을 한 달로 줄인 것이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운도 없었고 후회가 된다.
독일의 북부와 동부지역은 독일에서도 평야 지대이고 작은 산조차도 찾아볼 수 없다. 반대로 서부와 남부로 갈수록 작은 산들과 언덕들이 많이 보인다. IFYE 활동 한 달 기간 동안 나는 북부에서는 잠시 며칠 동안 머물렀고 남서쪽에서 대부분 머물렀다.
오리엔테이션을 하기 위해 Hude라는 지역으로 왔다. hude 지역은 북부의 한 시골이다.
닐라의 집에 처음 갔을 때부터 놀라웠다. 끝을 알 수없는 평야가 보이는 곳에다가 한눈에 봐도 커보이는 집,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조용함과 평온함,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좋았다. 산책한다고 걸어 다니면 심심할 때마다 지나가는 큰 트랙터. 한국에서 큰 트랙터를 구경하기란 쉽지가 않다. 실제로 내가 보고 싶었던 장면을 벌써부터 보게 되어 기뻤다. 앞으로의 한 달이 기대되는 순간이였다. 닐라의 집에서는 3일 동안 머물렀는데 나를 세심하게 보살펴 주는게 느껴졌다. 독일 IFYE에는 코디네이터 대략 8명 정도이며 하나의 팀이다. 샬럿은 코디네이터 중 한 명이고 이번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멀리서 왔다. 닐라와 샬럿이 나와 함께 일정 조율을 하는데 도움을 줬고 내가 못 먹는게 무엇인지 알러지가 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필요한게 무엇인지 세세하게 물어봐줘서 고맙게 느껴졌었다.
기차를 9시간동안 타고 첫 번째 호스트 패밀리 사는 곳인 오리겐 지역으로 와서 바우어 패밀리를 만났다. 바우어 가족은 내가 IFYE 활동 기간 동안 제일 오랫동안 머물렀던 집이다. 크리스를 처음 만났을 때 당황했던 점이 인상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혹시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실수를 저질렀나 생각을 했다. 그래서 왜 인상을 쓰냐고 물어봤었다. 크리스가 말하길 독일 사람들은 평상시에 인상을 조금 쓰고 다니거나 무표정으로 다니는 데 한국 사람들이 느끼기에는 사람들이 기분이 안 좋아 보일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대화나 인사를 하면 사람들이 웃으며 답해준다고 했다. 나름 독일에 대해 정보를 찾아보고 갔지 만 이것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실제로 독일 IFYE 활동 기간 동안 인상 쓴 사람들을 심심찮게 봤었다.
(한국인이 봤을 땐 독일인의 표정이 불편해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니 언제나 편하게 말을 걸어보도록 하자.)
독일은 맥주와 와인의 나라라고 할 정도로 그 종류가 수천 가지이다. 이러한 영향 때문에 지역의 마을단위로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는데 축제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 한다. 축제라기보다는 하나의 파티같은 느낌이 강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축제를 대하는 태도가 파티 같았다. 크리스는 나를 데리고 여러 축제를 데리고 다녔는데 갈 때마다 앉아 있는 사람보다는 서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지역의 가수를 초청해 가수와 함께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즐거웠다. 크리스는 지역에서 마당발일 정도로 아는 사람이 많았는데 축제에서 친구들을 많이 소개시켜 줬었다. 크리스의 친구들을 알게 된 뒤로 크리스의 친구들은 정말 많은 질문을 했었는데 친구들은 독일은 왜왔는지, IFYE는 무엇인지, 어떤 농사를 짓는지 등 많은 질문을 받았었다. 이렇게 많은 질문을 할 줄은 몰랐었다. 여러 명의 질문을 대답하느라 정신이없었다. 크리스의 친구들은 농업을 생계로 하는 친구들도 몇몇 있는데 나와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친구들이라 그런지 농업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었다. 덕분에 나는 나에 대해 많이 설명할 수 있었고 한국의 농업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또 친구들과 함께 독일의 농업과 한국의 농업이 어떤 점이 다른지 이야기 할 수 있었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느낀게 흥미로웠던 점이 독일과 한국의 농업은 닮은 점이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
크리스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에 대해 많은 것들을 궁금해 했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첫 번째 호스트로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리스는 처음이라고 하기엔 정말 잘했었다. 하나라도 더 보여줄려고 많은 농장들과 파티, 축제에 나를 데리고 갔고 내가 원하는게 있을 때에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할려고 했으며 여러 맛집들을 소개시켜 주었다. 또 내가 원하는 장소가 있을 때에는 당장 데려다 주지 못하더라도 기억했다가 다음에 가기도 해서 고마웠었다. 덕분에 나의 마음도 많이 열렸었다. 독일에 있는 동안 2주는 비가 내려서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하필 일할 때 폭우같이 내리는 비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일을 하다 비를 맞아 서로 쫄딱 젖은 모습을 보고는 서로 웃는 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두 번째 호스트 패밀리는 독일의 코디네이터 중 한 명인 얀스이다. 얀스네 가족은 전통있는 농업인 집안이다. 무려 350년 동안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가족이다.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가족이다보니 그 자부심 또한 엄청났다. 얀스는 내가 도착하자마자 농장들을 구경시켜줬는데 닭의 사료를 만드는 모습도 보여주었고 가지고 있는 농기구들이나 기계들의 사용법이나 어디에 사용되는지 친절하고 상세하게 알려줬었다. 얀스의 말로는 닭의 사료는 사람이 먹는거나 다름없다고해서 얀스가 먼저 먹어보길래 나도 따라 먹었었다. 닭의 사료를 만드는 원료는 사람이 먹어도 될 정도로 깨끗했다. 또 내가 사과 농사를 짓는다는 걸 알고 주변의 친척분들이 사과 농사를 짓는다고 언제든지 원할 때 가서 구경해보라고 알려줬었다. 얀스와 나의 이런 점이 통했던 느낌이였다. 나는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보고 배울려고 했고 얀스는 하나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 나는 고맙게 생각했다. 얀스의 농장은 농사를 짓는 규모가 매년 다르지만 30만평을 계속 유지해가며 감자 생산, 포장, 납품을 하고 닭을 키워 달걀을 생산하는 것을 주로 했었다. 그 외에도 호박, 당근, 블루베리 농장 그리고 직접 운영하고 있는 농산물 슈퍼마켓이 있었다. 슈퍼마켓은 작은 상점에 가까운데 팔고있는 상품들의 대부분은 얀스가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주로 팔고있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한국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생산할까가 주된 생각이지만 독일은 이미 이 단계를 지나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잘 팔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단계였다. 이런 점들을 보고 앞으로 한국의 농업은 어떤 방향으로 가게 될지 생각 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세 번째 호스트 패밀리는 샬럿의 부모님 댁이다. 여기 오기 전 샬럿은 나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었는데 대형 농장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본인의 부모님 댁으로 갈 것이냐. 샬럿의 부모님은 오랫동안 IFYE 활동을 해오신 분들에다 호스트 경험도 많으신 분들이라 선택했었다. 거기다 와인농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나로서는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았다. 절대 와인 때문에 선택 한 것이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에게 좋은 선택이 되었다.
내가 도착하기 전부터 사람들이 북적북적했다. 샬럿의 친구들이 샬럿과 함께 지역의 와인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샬럿이 불렀기 때문이다. 오히려 나한테는 더 재밌는 시간이 되었다. 샬럿의 친구들은 처음에는 나한테 큰 관심은 없었지만 와인축제에 들어서고 나서부터는 나한테 관심을 보이더니 급기야 나와 함께 장난치며 놀기 바빴다. 축제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친구들이 가져온 자전거 뒤에 타서 돌아갔었는데, 이때 기분이 묘했다. 내가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 탄지가 10년이 넘어서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샬럿의 친구들은 누가 빨리 집에 도착하는지 와인을 걸고 내기까지 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였다.
샬럿의 부모님은 나에게 이번 주에 축제가 열리는데 축제 준비를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권했고 나도 당연히 받아들였다. 여기서 축제준비의 감독을 맡은 사람이 샬럿의 아버지다. 축제준비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일거리가 있는 줄 몰랐다. 대형텐트 수십 개를 설치하고 테이블과 의자, 조명 및 음료, 주류, 식기류, 주방시설, 데코레이션까지 많은 걸 준비해야했다. 대형텐트는 설치하는 방법이 까다로워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상의를 해야만 했는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진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설명하려고 노력한 덕분에 나도 도와서 설치 할 수 있었다. 솔직히 대형 텐트를 설치할 때만해도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었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있어 포기하지는 않았다. 축제 준비를 하다보니 현장에 있는 사람들과 전부 친해지게 되어서 축제를 즐기는 동안에도 같이 놀아서 즐거웠다.
마지막 호스트 패밀리인 켐플 패밀리이다. 켐플 패밀리의 가족 구성원은 아버지 울프강, 어머니 베티나, 아들 마이클, 마이클의 여자친구 리앤 이렇게 4명이다. 켐플 패밀리는 농업과는 상관이 없는 태양광 회사를 운영한다. 도착하자마자 마이클과 함께 회사를 구경했는데 회사에서 근무 하는 인원이 약 200명이나 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마이클은 원한다면 야외에서 일하는 것과 실내에서 근무하는 것 중 택하면 일을 시켜준다고 해서 나는 고민 없이 야외에서 태양광을 설치하는 일을 선택했다. 야외에서 일하는 것은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평소에 나는 태양광에 관심이 많다보니 어떻게 설치하는지 궁금하여 선택 한 것이였다. 내가 맡은 일은 태양광 설치 전 기초 공사를 하는 일이였다. 독일의 주택위에 올라서니 생각보다 높아서 무서웠다. 집이 3층이나 되다보니 그럴 만도 하다. 주택 위에 올라가 전선을 확인하고 어디에 설치 하는게 좋을지 확인하면 끝이였다. 새로운 일을 해보니 흥미로운 점이 많았지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아 아쉬웠다.
켐플 패밀리에서 마지막 밤에는 새벽까지 마이클과 리앤과 함께 여러 이야기를 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이 독일의 역사와 한국의 역사 관한 것이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모범생은 아니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것을 이렇게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덕분에 나는 한국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었고 마이클과 리앤은 독일의 세계 1, 2차 대전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독일 사람들이 전쟁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듣고 토론하게 되어서 즐거웠지만 마지막 밤이라 생각하니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독일에서 이렇게 지역이 다른 네 가정을 다녔다. 모두 나를 처음보지만 친절하고 친구이자 가족처럼 대해줘서 너무 고맙고 행복했다. 또 많은 잊지 못할 추억들을 만들어서 너무 감사하며 행복했다. 독일을 다녀오면서 여러 생각이 바뀌었다. 나름 해외여행은 일 년에 한 번씩은 가겠다는 목표로 매년 여행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렇게 외국인들과 가깝게 붙어서 한 달 동안 지내는 것은 처음이였다. 덕분에 나도 나에 대해서 몰랐던 점을 알게 되었다. 도전은 늘 수확이 있는 법이다. 설령 안 좋은 일이 경험하더라도 그 경험이 나에게는 발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나는 걱정을 많이 하면서도 도전을 즐기는 편이다. 늘 걱정이 앞서 “잘 안되면 어쩌지?” 이런 적이 많았는데 이번 IFYE 활동에서 걱정보단 자신감을 많이 찾아 예상치 못한 수확을 한거 같다. 독일 IFYE를 통해 만난사람들은 늘 하나같이 자신감이 넘쳐보였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배웠는지도 모른다.
독일을 가기 전에 세웠던 목표들은 다 이루었다. 첫 번째가 독일의 농업을 경험하는 것 이였고 실제로 많은 농장을 다녀보고 현지인들과 같이 일을 하며 독일농업인들의 생각과 경험을 옆에서 지켜봤으니 너무 좋고 행복했다. 두 번째는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해보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많이 경험 해보는 것 그리고 많은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였다. 여기는 외국이고 한국과 많이 다르다. 처음 보는 사람에 대한 경계심도 적은 편이다. 배려와 예의만 생각한다면 친구가 되기 어렵지 않다. IFYE 활동을 하면서 나이가 많든 적든 많은 친구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IFYE를 다녀온 소감을 묻는다면 너무 좋았다. 후회는커녕 추천을 한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문화를 교류 할 수 있고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노출시켜 몰랐던 자신의 모습을 알 수도있다. 또 스스로에게 물음표를 던져 고뇌하여 답을 찾아 스스로 성장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IFYE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두 달이라는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보게 되고 경험하여 이런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어서 감사하고 여기까지 신경 써주신 관계자분들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