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4-H 활동 소개
About 대학4-H

문영숙

파견연도
2019
구분
인솔지도자
파견자 : 문영숙 경기 지평고 지도교사
2019년 일리노이주 파견 인솔지도자
안녕하세요? 2019년 S4-H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국 일리노이주에 다녀온 인솔교사 문영숙입니다. 현재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재직 중에 있습니다. 저는 한국4-H본부의 직원은 아니고 인솔자로 선발된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2019년 S4-H프로그램에 각각 아들과 딸을 참여시킨 부모이기도 합니다. 2018년에는 아들이 워싱턴 주에, 2019년에는 딸이 미시건 주에 다녀왔습니다.
참여를 고려하고 계시는 부모님들이 인솔자에게 가장 궁금해 하실 점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1회 경험하고 나서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말씀드릴 수 있겠다싶어 인솔자로서의 제 역할을 찬찬히 말씀드리는 것이 최선일 듯싶어 출발 전부터 미국에 가서의 역할을 순차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출발 전 사전활동이 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아이는 10명입니다만, 미리 알던 아이들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활동이 중요했습니다. 오프라인 사전활동은 1박 2일 과정으로, 출발 6개월 전과 1개월 전에 2회 가졌고, 저는 학생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학생들과 친분을 쌓았습니다. 오프라인상의 만남으로 학생들 사이의 관계가 두드러지게 부드러워졌습니다. 그 6개월과 1개월 사이에 매월 온라인상에 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호스트가정에서 대접할 음식을 직접해보는 것, 본인의 목표를 설정해보는 것, 영어 공부 등을 네이버밴드에 올리는 활동이었습니다. 인솔자는 온라인 과제도 매달 챙겨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 사전활동기간 동안은 한국4-H본부에서 다 진행해주시고 저는 참여를 했다면, 인천공항에서부터는 저 혼자 10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가는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15시간 비행을 하고 경유지에서 몇 시간 기다리는데 혹시나 이탈하는 학생이 있을까 걱정했으나 기우였습니다. 학생들은 매우 질서와 시간을 잘 지켰습니다.
호스트 가족들을 처음으로 만나던 순간이 참 중요했습니다. 제가 일종의 보호자로서 좋은 인상을 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열 가정의 부모와 아이들에게 일일이 인사하고 반가움을 표현하고 아이를 부탁하고 중간 중간 전화드릴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학생들이 준비한 K-POP 메들리 댄스 공연을 보고 매우 기뻐하던 호스트 가족들이 생각나는군요. 홈스테이를 해주시는 가족을 호스트가족이라고 합니다. 10명의 학생들은 10 호스트 가족들과 함께 떠났습니다. 드디어 본격적인 홈스테이가 시작된 것입니다. 이제부터 학생들은 한국말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한국말은 이제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가 되어 버리지요.
무슨 일이든지 처음이 중요합니다. 홈스테이 첫 주에 호스트 가정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학생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호스트가정과 상호작용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학생과 통화해보니 한국 엄마가 로밍을 해주었다며 사용을 허락받았다고 합니다. 그 아이는 호스트맘께 스마트폰을 제출하지 않기를 고집하였습니다. 나중에 원만하게 해결된 후, 호스트맘이 적절한 경계세우기와 늘어난 상호작용에 흡족해하였습니다.
이 예처럼, 현지에서의 저의 주된 업무는 학생들의 적응을 돕고,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돕는 것이고 추가적으로, 한국 가족분들께 학생들의 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학생의 안전과 음식, 소통, 활동 내용 등을 전달했습니다. 특히 사진이 한국 부모님들의 걱정과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저는 매주 사진을 달라 호스트가정에 부탁했지만 횟수는 좀 줄여도 좋겠다 싶었습니다.
매주 학생과 전화를 하는데, 단순히 활동 내용을 알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의 생각이나 의견을 보여주는 대화가 좋았습니다. 가령, 음식 얘기를 할 때 미국 아빠가 피자를 구워주시는 데 7명 식구들의 입맛에 맞게 7판을 각각 다른 재료를 사용해서 구워주셨는데, 한국의 아빠는 그렇지 않았다면서 자신도 ‘스위트한 어메리컨 가이’를 만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또는 여기 아이들은 더우면 수영하고, 배고프면 밥 먹고, 심심하면 영화 본다며, 경쟁교육에 찌들고 불안한 한국 아이들과 다르다면서, 자신은 미국 오기 전에는 미국 아이들도 공부하기 힘들어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고 왔는데 완전히 딴판이라고 부럽다고 했습니다.
어떤 호스트가정을 만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만족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호스트가정에만 달린 것은 아니고, 학생 본인이 어떻게 생활하느냐에 따라 경험의 질은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호스트가정에 있는 컴퓨터로 게임을 많이 하고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난다면 호스트맘이 불편해 할 것이며, 호스트맘의 만족도 뿐 만 아니라, 학생 본인도 게임을 많이 한다면 현지 경험의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만족도가 떨어질 것입니다.
학생들은 첫 주에 어색함을 가지고 있다가 두 번째 주에 좀 적응하구요. 자신의 부족한 영어가 통한다고 신기해하였습니다. 그동안 고생한 영어공부가 헛되지는 않았구나 기쁨을 표현하였습니다. 그리고 호스트가족과 미국인들의 친절과 호의에 대한 고마움과 놀라움을 많이 표현했습니다. 마트에 가도 직원들이 고맙다고 하고 친절하게 웃어주고, 사람들은 문을 꼭 잡아주더랍니다. “미국인은 참 친절해~.” 세 번 째 주부터 “여기 살고 싶어~.” 학생들은 미국을 떠나는 것을 몹시 아쉬워했지요. 정이 많은 것은 한국인 뿐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 아이들 뿐 만 아니라 호스트 가족들은 눈물을 보이며 작별하였습니다. 몇몇 학생은 나중에 또 건너가서 만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겨울에 건너갈 아이도 있더군요.
학생들이 한 달 홈스테이를 지켜본 것들을 두서없이 말씀드려보았습니다. 편차가 있습니다만, 일리노이 주에서는 10명 중 8명은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저는 사람이 무엇인가를 배우는 과정을 이미지로 표현한다면, 겨울 얼음으로 덥힌 호수에 금이 쫙 나듯, 인간의 두뇌에 균열이 쫙 나는 것을 상상합니다. 현재에 뇌에 새로운 것이 들어옵니다. 학교 수업도 균열을 만드는 것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학생들이 느끼는 것도 그 균열입니다. 한국4-H본부의 S4-H프로그램은 그런 균열 만들기에 참 좋은 기회라고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