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와 함께 여름을 보내고 있는 나는 세 번째 호스트 가정이 사는 Ranua로 이동했다. Ranua는 북극권이랑 가까워서 해가 거의 지지 않았다. 그리고 정말 추워 기모 후드티를 입고 다녔다. rovaniemi역에 도착하니 산타클라스 사진이 곳곳에 걸려있었고 9명의 여자 아이들이 나를 반겼다. 호스트 가정은 집 앞 마당에서 말을 키우며 말 캠프를 운영하는 여행서비스를 직업으로 갖고 있었다. 세계 최북단 동물원인 Ranua zoo에서도 사육사로써 당나귀를 보살피고 있었다. 관광을 배운 나는 그들의 고객 서비스 전략을 직접 볼 기회를 가진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Ranua Zoo를 구경하며 북극 동물 또한 실컷 봤다. 동물원은 정말 넓었고 한두 마리의 동물에게 주어진 공간이 넓어 이 점은 좋다 생각했다. 하이킹하며 길가에 블루베리를 따 먹고 곳곳에 배치된 장소에서 소시지를 구워 먹었다. 이제는 핀란드 사람들이 나를 신기하게 쳐다봐도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동양인이 거의 없어서 핀란드 문화를 더욱 잘 느낀 것 같다.
7월 28일부터 30일까지는 광장에 엄청 많은 사람이 모이는 교회 관련 축제에 갔다. 사실 나는 정말 이 시간이 힘들었다. 변덕스럽고 추운 날씨 속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했지만, 가만히 의자에 앉아 마주치는 사람들과 종일 대화를 나누는 문화가 나에겐 낯설었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여름이 짧고 겨울이 정말 춥고 길다. 그래서 여름이 그들에겐 중요하고 이 시기에 많은 사람을 만나며 야외활동을 즐기는 것 같다.
8월 1일에는 핀란드 대표 관광지 산타클로스 마을에 갔다. Arctic circle을 넘고 곳곳을 구경했다. 여름이라 사람은 적었지만 방문한 거 자체로 너무 좋았었다. 산타클로스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사진까지 찍었다. 그러나 나는 더 마을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시간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 왜냐하면 큰 도시인 Rovaniemi에 온 김에 곧 개학을 앞둔 아이들의 학용품 또한 사러 가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가 아이들에게 일정을 모두 맞춰야 한다는 게 조금 싫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9명이고 바쁜 엄마를 찾으며 많이 우는 아기를 보며 나도 그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 와서 생각해보니 주변 친구들 반응도 그렇고 나 스스로도 이 일을 계기로 전보다 마음이 더 넓어진 것 같다.
3일부터 6일까지 9명의 아이를 위한 말 캠프가 열렸다. 나도 같이 참여해 여러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주고 같이 말을 타기도 했다. 말을 타고 도로를 달리며 지역 플리마켓에 방문하기도 했다. 이제는 말을 타는 게 무섭지 않았다.
Sararisa(host family mother)는 나에게 성냥으로 장작에 붙을 붙이는 방법과 핀란드 전통 악기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또한 그녀와 핀란드 전통 빵도 2시간동안 직접 만들었다. 그녀는 내가 주도적으로 핀란드 문화를 겪어보길 바랐고 그 점이 아직도 고맙다.
아이들은 KPOP을 즐겨 들으며 한국 뷰티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를 조금 할 수 있었다. 나중에 한국에 오기를 희망한다고 한다. Sararisa의 소중한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한국에 오기를 원하니 기꺼이 내가 한국에 초대하고 대접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