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라 함은 나에게 있어 그저 태권V가 사는 곳이었다. 내가 넘보지 못 할 큰 벽. 이러한 고정관념의 틀을 깨주었던 것이 이번 ‘2018 전국 학생 모의국회’인 것 같다.
솔직히 모의국회에 참여의사를 보내고, 어떤 역할을 맡을 지 설문조사를 할 때에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경험이 많았던 나는 떨지 않고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행사 두 달을 앞두고 크게 실감이 나지도 않았다.
하지만 두 달은 2일 같았고 모의국회 전날 나는 서울행 기차에 올라탔다. 연습으로 하루가 지나고 모의국회를 위해 국회 헌정기념관에 도착해 연습을 시작할 때부터 정말 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시간은 흐르고 사람은 하나둘 모이는데 긴장으로 인한 내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못했다. 아마 부족한 준비 탓이었을까? 누구보다 열심히 놀았던 내 자신에게 잠깐 후회가 스쳐 지나갔다.
꽉 채워진 자리와 그로 인해 시끌벅적했던 실내가 사회자의 시작 멘트에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조용해졌다. 잠깐의 정적. 그 정적과 함께 사회자의 멘트가 시작됐고 성공적인 모의국회를 향해 출발했다. 그간 선생님들과 관계자분들의 희생, 그리고 학생 모의국회 의원들의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모의국회는 별 탈 없이 끝났고 모두가 성공적인 전국 학생 모의국회 마무리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번 전국 학생 모의국회는 약 7만 여명의 청소년이 제안한 사회개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이루어져 법률안 토론을 통해 법안을 도출했다. 그리고 ‘건전한 민주시민, 차세대 리더양성’이라는 취지를 이 과정 속에 담았다. 아까 말했던 ‘성공적’이라는 단어에 모의국회의 취지를 포함시키고 싶다. 150명의 모의 국회의원들이 민주시민을 향한 가장 큰 첫걸음이 되었으니까.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도 여운이 남는다. 무언가 내가 알고 있는 ‘여운’의 뜻과는 다른 느낌? 매우 새롭고, 다른 말로는 잊어지지 않는. 모의국회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순간을 꼽자면 모의국회를 진행하는 순간일 수도 있지만 나는 프로그램 이외의 순간들을 이야기하고 싶다.
혼자의 힘으로 한국4-H본부에 찾아가면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는 상황 속에서 자립심을 키우는 또 다른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마 2018 전국 학생 모의국회는 모두에게 새로운 시작일 것이다. 시작이 좋은 만큼 앞으로도 좋았으면 좋겠다. 또한 이러한 기회가 많은 사람들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한국4-H본부, 농촌진흥청, 여러 관계자 분들의 수고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그리고 우리들의 종착지 없는 발전과 미래를 위해서.